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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었어"라고 정말 한스럽게도 이야기하던 지완. 그녀의 한 마디가 영화가 끝난 뒤에도 내 가슴 속에 깊게도 자리 잡혀 있었다. 낙원상가 옥상에는 허리우드 극장이 있다. 그 곳에서는 좋은 영화들을 보여주고, 또한 좋은 추억들을 남겨준다. 그리고 내게는 '하고 싶었던 이야기'라는 아주 먼 옛날의 빛이 바래버린 추억과도 같은 것을 남겼다. 영화 '레인보우'에서 지완에게도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었듯이, 내게도 그러한 이야기가 있었다. 가벼웠던 만큼 그 이야기는 하루가 달리 모습을 바꾸어 나갔지만, 그래도 내게도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었다. "있었다'라는 단어가 주는 뉘앙스에서 실마리를 발견하였겠지만, 나는 이제 그 이야기를 하는 것에 주저함이 가득하다. 이제는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었다는 존재 자체도 어느 누구에게도 이야기 하지 않는 내가 되었다. 선택 또한 나의 몫이었기에 후회가 남더라도 그건 나의 잘못이다. 세상에 화풀이할 생각도 없다. 세상에 화풀이할 문제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저 무서워서 내가 건너지 못했기 때문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모든 것이 되고 싶었다. 정말로. 지금도 여전히 꿈꾸고 있다. 나는 여전히 사람들이 일궈내는 세상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신기하고 즐겁다. 그래서 모든 것이 되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멋있는 모습만 보고 이를 전부라 생각하는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 또한 알지만, 그래도 좋다. 법을 만드는 사람의 입장이 된다고 생각을 해본다. 왜 특정 연령을 정하게 되고, 특정한 숫자를 언급하게 되는지를, 왜 법전이 두꺼워 질 수 밖에 없는가를 이해하려 해본다. 객관적이라는 매우도 주관적으로 보이는 관념속에서 주관적이지 아니한 것을 찾아내어 이를 국민들의 윤택한 삶으로 연결시키려 하는 일을 업으로 삼은 사람들. 그런데 그들은 정말로 어떤 마음가짐으로 하루하루를 지낼까. 우리는 대부분 어떠한 일을 업으로 삼게 될 때 다짐과 포부를 가지곤 한다. 자신이 하는 일이 가지는 중요성에 대해, 그리고 나의 미래에 대해.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과도한 업무에 삶의 균형을 잃게 되고, 그런 하루를 연속적으로 보내게 되는 것 같다. 퇴근시간이 다가오길 잠에서 깨어나는 순간부터 기도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사실 잘 생각해보면, 이것이 우리의 잘못은 아니다. 직업에 우리를 맞춰야 한다는 것, 그것이 우리를 바꾸게 되었던 것이지 우리가 직업에 맞지 않는 것이 잘못은 아니라는 것이다. 슬픈 현실일 뿐이지. 무엇보다 슬픈 것은, 우리는 모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 모두 그것을 매우 갈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허나, 지친 하루가 계속됨에 따라 하고 싶은 말이 자신에게까지 중요해지지 않게 되면, 그때부터 삶은 그저 허무한 것에 지나지 않게 된다. 그리고 '하고 싶은 이야기'는 결국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되어 다락방 어느 한 켠에 먼지가 쌓여가기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는 허무한 삶 속에서 털레털레 발걸음을 옮기게 되는 것이다. "나는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어" "나는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여전히 하고 싶은 말이 있음에도 그러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그리고 그들이 내게 말한다. 너는 그래서는 안된다고. 그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저 먼 하늘의 별이 되어버린 것일까. 손 닿을 수 없는 먼 곳으로 떠나버린 빛났던 존재가 되어버린 것일까. 그리고 나는 어떻게 될까.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다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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